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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해당하는 글(11)
2007/08/16   전나무 냄새 가득한 그곳 - 내소사 (4)
2006/10/19   주산지 - 자연과 벗되어 즐기는 여유 (12)
2006/08/15   2006 여름 제주 여행 - 5 (6)
2006/08/14   2006 여름 제주 여행 - 4
2006/08/12   2006 여름 제주 여행 - 3 (2)
2006/08/11   2006 여름 제주 여행 - 2
2006/08/10   2006 여름 제주 여행 - 1
2006/07/24   서울 N타워 (10)
2006/07/14   여행을 다니다보면... (2)
2006/05/01   2006 봄 여행 - 2 (32)


2007/08/16 22:43 2007/08/16 22:43
전나무 냄새 가득한 그곳 - 내소사
 지난주말 계획 목표 중 하나. 1번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도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전북 부안 내소사.

내소사의 고즈넉한 여유보다도 내소사에 드나드는 길의 전나무숲 때문이었다.
전나무의 향이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해서 이 먼길을 찾아간게 벌써 세번째다.

부안의 곰소를 지나면서 들른 작은 해수욕장도 운좋게 만난 아름다운 곳이었다.

다녀오면서 오랜만에 아내와 참 많은 이야길 나눈것 같다.
(10시간 가량 운전했는데, 집에오면 골아떨어질줄 알았건만 오히려 눈만 말똥말똥하고
새벽 4시까지 케이블TV에서 한 지퍼스크리퍼스 1,2 스트레이트로 감상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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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9 00:44 2006/10/19 00:44
주산지 - 자연과 벗되어 즐기는 여유
여행지: 주산지

교통:
서울을 출발해 4시간 소요거리.
영동고속도로를 타고가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달린다.
길은 별로 막히지 않았다. (평일 이용)
경북 청송에 도착.
청송읍에서 포항쪽으로 31번 국도를 타고 다시 10여분을 달리면(이도로 들어서기가
약간 어렵다.) 도착.

입구에서 부터 주산지 특유의 조용함이 다가온다.



여행포인트:
김기덕 감독 작품이자 자신이 직접 출연해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아가는
삶을 주장했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의 주 촬영지.
(사실 최근 유명해진 이유는 이 영화 때문.)
아름다운 영화의 장면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언젠가는 안찾아가고는
못버틸 것이다.

1720년 8월 조선 경종 원년에 착공. 그 이듬해 10월에 완공한 저수지.
하류지역 가뭄을 막기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

물 위로 올라온 왕버들 나무의 아름다운 경치와 버드나무 자락 밑으로
지나는 바람에 일어난 물결의 고즈넉함에 잠시 시간을 잊고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다.

먹거리:
주산지 들어서는 길의 사과밭. 사과맛이 일품이었다.
이곳 청송으로부터 30분 더 달려 영덕에 도착 대게를 먹는것도 좋다.
(서울로부터 꽤 멀긴 했지만 아내는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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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15:38 2006/08/15 15:38
2006 여름 제주 여행 - 5

넷째날.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에서 근무하는 형님 집에서 하루를 묵고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첫 여정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서울에서 활동하다 제주에 십여년 넘게 제주 아름다운 비경들을 촬영해온 전문 작가로 2005년 루게릭병으로 작고했다. 이미 지인들은 알고 있는 사이고, 언론이나 사진계에는 잘 알려진 작가로 제주의 영겹과 찰나의 순간에 오는 황홀감을 파노라마 사진에 담아 내어 표현한 작품들로 유명하다. 제주도 환상으로 불리우는 이어도의 유토피아적 희망을 구름, 갈대, 오름 등에 표현해낸 김영갑 선생님의 삽시간의 황홀경 작품이라는 이야길 많이 들어 이번 제주 여행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제주 11번 국도 -> 1118 도로 -> 97번 도로를 지나 성읍 민속마을을 거쳐 10여분간 삼달리 삼달 초등학교로 달렸다. 2002년 경에 세워진 갤러리로 김영갑 선생이 삼달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세웠고 김영갑 선생님의 작고 이후 현재 그 제자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갤러리 마당에 들어서 주차를 한 다음, 갤러리 정문으로 걸어가다  엉겹의 순간 각종 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드디어 마음에 바라던 김영갑 갤러리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역시 '촬영금지' 알림판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의 아름다움 한가지만을 파노라마에 담았던 사진작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과감히 디지털 카메라의 전원을 꺼버렸다. 입장료는 입구에서 자율적으로 낼 수 있는 운영 모금함으로 비치되어 있어 아내와 어느 정도 입장료를 스스로 지불했다. 그리고 드디어 고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었다. 파노라마로 긴 작품 하나하나를 보며 마음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파노라마 특유의 드라마틱한 연출 모습도 있었지만 이런 여느 사진과 달리 찰나의 순간에 황홀감을 느끼는 작가의 자유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진 작품 하나하나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오름과 함께한 구름의 모습 하나하나에서 새로운 희열과 기쁨을 누리다간 김영갑 선생님의 모습 역시 마음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
제대로된 사진 감상과 아름다운 제주를 구경하고자 한다면 그 어느 곳 보다 이곳을 들러보길 추천한다.
김영갑 갤러리에서 포스터를 하나 사고 난 다음, 현 관장님께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나왔다. 한동안 그 감동에 젖어 아내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수십 여분 즐긴 것 같다.

다시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성산 일출봉 가기 직전의 섭지코지.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불과 수년전만 해도 드라마 세트장 외엔 볼게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 직접 가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깍아지른 절벽 위로 멋지게 들어선 세트장과 어우러진 푸른 바다는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절벽 아래로 파도 치는 모습을 바라보다 맞이하는 선선한 바람은 8월초 땡볕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했다. 마치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아스팔트에 소나기 한차례 쏟아낸 기분이랄까? 미소로 담소하는 아내와의 즐거운 산책로가 아니었나 싶다. 이후 아내와의 기분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장도로 이동했다. 바로 제주 동서쪽에 위치한 우도. 사실 대학졸업여행 당시 아내와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던 그곳 우도를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마음에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로 우도를 선택했다. 우도는 가까이 있는 성산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성산포항에서 3만 3천원의 거금을 내고 렌트한 차의 이동과 여객선 승선료를 낸 다음, 우도까지 차를 가지고 이동했다. 대학시절의 우도와 달리 현재 우도는 담수장 시설이 되어 있어 손쉽게 물을 구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아름다웠던 산호백사장은 그 하얀 모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고 - 물론 사람들의 방문이 잦아지니 별 필요없는 민박집이 많이 늘어나 있는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은 점 중 하나. - 아내와 다시 그 곳 하얀 백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연애시절 아내와의 그곳에서 다시 사랑하는 듯한 느낌을 갖고 싶어서라고 하면 너무 느끼한가?
여하튼 우도에서 대략 2시간 여를 드라이브와 해수욕으로 즐기고 다시 차를 배에 싣고 성산포항으로 나왔다. (우도는 오후 6시까지 배를 이용해 들어가거나 나올 수 있다.)

사회생활 이후 여름 휴가 중 가장 알찬 여름휴가가 아니었나 싶다. 최근에 주말마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시간 외엔 최대한 밖으로 외출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이 요즘 사는 낙 중 하나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짧은 4박 5일은 커녕 일주일도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남긴 여러 가지 추억 중 가장 소중한 몇 가지가 있다면 찰나의 아름다움과 사실을 일깨워준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과 아내와의 추억이 어린  다시 그곳(?)을 가보았다는 사실 그리고 장관과 비경을 통해 나 역시 하나의 생명일 뿐임을 다시 깨닫게 해준 쇠소깍,외돌개 등이었다.
  짧건 길건 여행은 여행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누누히 여행기마다 밝히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것이 한 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 자체가 설레임이자, 동행자가 있다면 그와의 새로운 추억 만들기에 즐겁기 그지 없는 것이 또한 여행이 아니던가. 잊어버릴 수 없는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길~게 간직하기 위해 마지막날인 내일은 제주국립박물관을 들러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웃는 낯으로 항상 함께 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며 이번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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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10:25 2006/08/14 10:25
2006 여름 제주 여행 - 4

셋째 날.

오늘은 아내의 외가댁 모든 분들이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다. 오늘 오후 늦게부터는 이분들과도 헤어져 아내와 둘만의 여행을 다녀야 한다. 한적한 둘만의 시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럿이 다니는 여행의 참맛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 즉 여유 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어 또 좋은 시간이 될듯 싶었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세면 후 바로 어제 마신 제주도의 제대로 된 술 한라산 순한 소주 덕에 쌓인 여독(? 사실은 술독 ^^) 을 풀어야 했다. 청국장 섞인 순두부 찌개로 해장을 하고, 주섬주섬 여행 떠날 채비를 하고 나니 어느덧 시간은 오전 10시. 오늘은 제주의 자연물들의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고자 우선 자연사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제주 시청 가까이 위치한 제주자연사박물관은 2층 건물로 사실 전시영역은 단층으로 이루어진 구조였다. 제주의 역사, 제주 및 제주 근처에서 잡힌 희귀 동물들 - 10m 가까이 되는 갈치도 있었다. -, 해녀나 갈옷 등의 제주 사람들의 모습, 기괴암석, 제주의 화산 활동 역사 (120만년 전 부터)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주 사람들의 생활상 중 갈옷 이라는 것이다. 제주의 관광지로 가는 길목마다의 전통집 뿐만 아니라 제주시 전체에 걸쳐 어디에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전통 복장 중 하나 갈옷.(제주 사람들은 '감옷'이라고도 한다.) 저 옷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다니면서 계속 궁금해 하던 차였다. 제주 자연사박물관의 안내 글을 빌어 보자면,


{갈옷}

'갈옷은 제주 도민이 목축과 농경, 어로 생활에 알맞도록 개발해낸 작업복이다. 제조 방법은 풋감즙이 가장 많은 7월에 따서 잘 빻은 후, 무명이나 광목으로 만들어진 옷에 골고루 베이게 주무른 다음, 햇볕에 2~3일 바래면 밝은 갈색이 된다. 입을 수록 부드럽고 질길뿐 아니라 물에 젖어도 곧 마르며 더러움을 쉽게 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의 30여분간 감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여름철 시원한 콩국수로 점심을 먹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음 행선지는 제주도의 남서쪽 방향 바다에 홀로 떨어져 위치한 대한민국 최 남단으로 불리는 마라도.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16번 도로를 10여분 정도 가다 다시 95번 도로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 모슬봉, 상모리, 하모리를 지나야 한다. 마라도(가파도)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면 마라도로 가는 여객선 입장권을 끊고 기다려야 한다. 시간은 매시간 정해져 있지 않아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은데 윈스는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여객선이 들어오는 횡재를 누렸다. 남쪽 선착장에서 35분 정도를 이동해 마라도에 도착했다. 마라도는 어림잡아 인구 100여명도 채 안되고, 해안선 둘레가 4.2km에 지나지 않는 아주 작은 섬이다. 즉 1시간 가량 산책을 통해 섬내의 모든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뜻. 아내와 산책을 하기 전 여객선으로부터 내리자마자 살을 태우듯 내리쬐는 햇볕에 압도 당했다. 아내는 더위에 질린듯 쭈쭈바를 사 먹자고 권했다. 우린 쭈쭈바를 입에 물고 걷기 시작했다. 헌데 웬걸! 체감해보니 햇빛과 그늘의 온도차가 10도 가까이 나는 듯하고 이겨내지 못할 50도 이상의 뜨거운 햇살을 뚫고 산책하는 것 조차 어려울 정도. 마라도 팔각정에 들러 10여분간 쉰 다음, 다시 용기를 내어 걷기를 시작. 마라도내 초등학교 분교와 마을회관 그리고 등대를 거쳐 오는 2/3 정도의 산책 코스를 선택해 돌아나왔다. - 사실 이번 여행해서 최고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에 약간은 실망스런 마라도 여행을 했던것 같다. 볼 수 있는 관광지는 별로 없는데다 죄다 상점은 "짜장면 시키신분~" 이라니 말이다.


셋째날 마지막 행선지는 그 이름도 유명한 러브랜드. KBS 스폰지에 방송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이 공원은 제주 유일의 야간 관광 명소이자, 성인 남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다녀올만한 공원이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일반 공원과 달리 이 공원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발칙한 상상이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 입구를 지나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화장실의 문고리부터 예사롭지 않다. 남자 화장실은 여성의 가슴이, 여성 화장실은 남성의 그곳이 문고리. 안내 표지판은 남성의 성기를 묘사한 모습으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3분여 정도가 흘렀을까? 아 이곳이 왜 러브랜드인지 알겠군. 짐작이 오기 시작한다. 국내 유일의 성(性) 테마 공원으로 외설이 아닌 예술의 공간으로 성을 아름답게 바라보자는 것이 그 컨셉이라고 한다. 둘러볼 수 있는 공원 곳곳의 석상은 모두 남녀가 그렇디 그러한 포즈와 자세 그리고 주제들. 중간중간 미술관 내의 성스런(?) 작품들과 함께 김영광 선생님의 누드 크로키 작품을 구경해 볼 수 있어 좋다. 남녀의 성스런 보조 도구들 역시 전시되고 있는데 사실 아내는 이곳을 보고 질겁을 하는 표정이었다. ^^;

감추는 성이 아닌 예술로 성을 바라보고 아름다움으로 대하자는 설립자의 취지가 물씬 풍기는 이곳 러브랜드를 돌면서 사실 얼굴 훤히 보이는 대낮보다는 어스름한 저녁에 둘러볼 것을 권한다. 아내나 애인의 손 꼭 붙잡고 말이다. 더 이상의 설명보다는 사진이 더 나을듯 싶어 몇장의 사진을 소개한다. (사실 이보다 훨씬 많은 수십여장을 촬영했다는~ Hi~)


여행은 항상 말그대로 즐거운 단어 아니던가 하고 생각하며 하는것과, 아무런 생각없이 닥치는 대로 짜증내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윈스 역시 심할 땐 아내와 여행중 싸운적도 많다. - 아내에게 꽤 미안한 부분이다. - 하지만 여행 자체를 즐겁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 한 것 같다. 조금 힘들더라도 동행자들과 웃는 얼굴로 이야길 나누는  모습은 실로 그 사람의 본심과 본성을 느끼기에 충분한것 같다. 마라도 여행시 그 땀나고 짜증나는 가운데 걷지 않는 아내를 나무라는 남편에게 일언반구 없이 웃으며 따라와준 아내에게 참으로 감사드리며, 오늘 세번째 날을 마감하고 내일을 준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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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2 14:12 2006/08/12 14:12
2006 여름 제주 여행 - 3

다음 도착한 곳은 정방폭포.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지방기념물 제44호)로서 높이 23m, 너비 8m에 수심 5m인 눈에 보기에도 큰 규모의 폭포였다. 주변에 상록 아열대 식물인 구슬잣밤나무, 천선과 나무, 아왜 나무등이 형성돼있다. 신동국여지승람에는 정방폭포를 正毛淵 으로 기록되어 있고  지금도 정방폭포 위의 수원지를 '정모시'라고 부르는 것은 이에 유래한다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여를 내려가보니 바다 파도소리와 함께 섞여 울려퍼지는 폭포 낙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개를 돌아가보니 드디어 눈에 들어오는 장관경 정방폭포. 낙수가 엄청나다. 가뭄이라도 온듯한 살을 태우는 땡볕에 내심 낙수의 양이 많지 않음을 예상했건만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낙수를 자랑한다.


대학 졸업여행 시절 가보았던 천지연폭포보다 폭은 좁지만 높이와 규모는 전혀 손색 없는 큰 폭포였다. 가까이 갈수록 낙수의 물보라가 더운 태양볕 여름더위를 한 번에 식혀주는 그것이었다. 폭포수 앞에서 물에 발을 담가보니 차디찬 느낌이 그대로 몸에 전해왔다. 물보라와 함께 찬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있기를 20여분. 여름철 보내기 휴가가 바로 이런 재미가 아닌가 싶을 정도. 아내와 기념 촬영 셀카 셔터를 연신 눌러댄 다음 미소 머금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다시 제주 남해쪽 12 일주도로를 타고 이동, 이번 행선지는 좀 특별한 곳 쇠소깍이다.

소의 머리 모양으로 이루어진 골을 타고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이라 하여 쇠소깍이라 한다. 제주 비경 6곳으로 중앙일보에 실렸던, 아직 외지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 이 기사를 휴가 직전 보내준 승규 형님께 감사한다 - 이곳에 가면 절경 사이로 시원한 바닷바람과 시냇 바람 맞으며 운치 있는 나룻배를 탈 수 있다 하여 가기로 결정. 쇠소깍은 사실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12번 일주도로에서 빠져나와 해안도로로 들어가길 20여분. 구석구석 찾아가야 하는 길이라 쉽게 찾기 어렵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정방 폭포에서 출발해 일주도로를 타기 전 하례리에서 쇠소깍 방면으로 좁은 길을 들어가야 한다. 제주 공항에서부터 나눠주는 관광도에서도 쇠소깍이 아니라 '소금악'이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드디어 쇠소깍 도착. 도착과 동시에 그 비경 자체가 눈에 바로 들어온다. 쇠소깍에 들어서는 길은 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야자수에 해변이 보이는 경치와 어우러진 길이라  이국적인 바다 풍경인줄 알았건만 수 걸음 더 들어가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쇠소깍 담수 경치가 펼쳐진다. 말그대로 비경 중에 비경이었다. 한국적 분위기 물씬 풍기는 통나무 배(나룻배였으면 좀더 어울렸을 듯 싶다.)가 담수에 떠있었다. 1인당 5천원이라는 비싼 요금을 받지만, 한번 타고 쇠소깍을 쭈욱 둘러보고 오니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다. 이 통나무 배는 자연을 그대로 살리는 제주시의 노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기름과 프로펠러로 일그러진 전동식 배가 아닌 사람이 직접 줄을 당겨가며 천천히 흐르는 배였다. 운행하시는 양반 왈 "한저업서예. 원래 이 배는 운행하지 않으려 했던 배였수다. 원래 행사가 있어 한번 띄우고 공원 같은 곳으로 갈 배였었는데, 행사때 TV에 한번 방영된 후 사람들이 제주시에 쇠소깍에서 그 배를 타보고 싶다 연락이 쇄도하여 이렇게 됐수다." ^ ^

쇠소깍은 마치 작은 호수처럼 수로 양 옆은 현무암 기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담수는 매우 맑은 상태여서 숭어가 헤엄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운치 있는 구름과 하늘, 그리고 그 아래 그늘 아름다운 수로로 펼쳐지는 모습은 잠시나마 한량의 모습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에 제격이었다.


정말 덥다. 다음 행선지는 아무래도 바다에 몸을 좀 담궈야 싶다. 도착한 곳은 표선 해수욕장. 남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표선 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 가본 해수욕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어림잡아 수 만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 있는 해수욕장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표선해수욕장 축제 기간이었다. 광어를 잡아 바로 회를 떠주는 가족 축제에서부터 다양한 먹거리 등 말그대로 즐거운 시간 즐거운 장소였다.

소나무 아래로 자리를 잡고 자리를 편 후 오랜만의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바로 해수욕을 즐기기 시작했다. 두 서 너 시간 즐기다보니 헤는 뉘엿뉘엿 저물어저가고 있는 때였고, 날씨는 조금씩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새벽녘까지 열대야로 고생해야 하는 서울과 달리 역시 제주는 남쪽이라 그런지, 오후 늦게부터 새벽녁까지는 선선한 날씨였다. 신나게 해수욕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왔다. 헌데 보다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작년 10월경 제주 방문때 들렀던 길촌 횟집이 바로 옆이 아니던가. 아내의 외가댁 어르신들께서 잡은 숙소가 바로 길촌 횟집 옆이라니 이것 참 이런 우연도 찾기 힘든데 말이다. 길촌 횟집은 2층으로 된 회 전문 집으로 보통 얻어먹기 쉽지 않은 돌멍게, 고등어, 갈치회 등이 부가적으로 제공되고 네명이 10만원이면 배불리 참돔회를 먹을 수 있는 제주의 명물 횟집중의 횟집이다. 동업계 근무하는 다음 커뮤니케이션 제주 직원들의 단골 횟집이기도 하다. 아내의 외가댁 어르신 18분을 모두 모시고 길촌 횟집에 들어갔다.

역시 갈치회와 돌멍게가 우선 나와 미각을 돋우고 부드럽고 달콤하며 야들야들한 참돔회, 오징어 튀김, 요즘 제주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한치회 등 다양한 회를 즐겼다. 평소보다 곱절 많은 시간동안 다양한 회를 즐긴듯 하다. 자 오늘의 이 회로 축적한 에너지를 되살려 내일 또 제주의 절경/비경 등을 찾아나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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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1 18:23 2006/08/11 18:23
2006 여름 제주 여행 - 2

둘째 날.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여행 채비를 시작. 어제저녁 식사와 함께 음주를 즐긴 상태라 아침은 맛나는 된장국으로 해장하고, 커피 한 잔 즐긴 다음 9시 여행을 시작했다. 둘째 날의 첫 행선지는 한라수목원이다. 산림욕도 즐기고 아침 산책 운동도 할 겸. 야자수, 관목 등 다양한 풀 사이로 30분 가까이를 산책하고 나니 슬며시 땀이 베어난다. 8월 한여름 제주 날씨는 말 그대로 뙤양 볕이다. 옛 제주 방문 기억을 되살려, 한 낮엔 살이 탈 정도로 내리 쬐는 태양 빛이 나고, 아침 저녁으론 시원하다 할 정도로 시원할 줄 알았다. 헌데 세월이 흐른 제주라서 그런지 조금 달랐다. 아침 / 저녁 역시 약간 습한 기운과 함께 높은 온도(30도?)를 나타낸다. 어찌 보면 수 년 전 여행했던 괌의 날씨와 유사해져 가고 있었다. 수목원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도깨비 도로'로 이동했다. 한라산을 좌측에 끼고 달리는 99번 국도를 타고 10여분을 달리는 길을 택했다.  제주에선 '신비의 도로'로 명명되어 있는 도깨비도로에 도착. 즐거운 실험(?)에 들어갔다. 분명 눈엔 오르막 길. 자동차 시동을 끄니 차가 위로 저절로 올라간다. 물론 도로와 도로의 배경이 이루어낸 시각 차 때문에 생긴 현상이지만 처음 경험해보니 윈스도 신기하긴 마찬가지. 물도 흘려보고, 물통도 굴려보고 ^ ^. ( 엇 바로 옆엔 18세 미만 출입 금지로 유명한(?) 러브랜드가 보인다. 지금은 아내의 외가댁 가족들도 있으니 참아야 겠다. hi~ ) - 이곳에 대한 이야긴 다음 기회에…


다시 99번 도로를 1시간 가까이 달렸다. 달리는 도중 중간중간 목장에서 멋진 말이 풀을 뜯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주는 섬 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이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목축을 하기에 알맞은 환경이라고 한다. 제주 전역에 걸쳐 10소장, 산장, 모동장, 마장 등으로 목장의 성격에 따라 목축을 경영한다고 한다. 온난한 기후적 여건과 지형적 조건 때문에 목축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인가보다.


드디어 제주 남해가 눈에 들어온다. 중문, 아프리카 박물관을 지나 도착한 곳은 외돌개라는 곳. 화산 폭발 시 용암이 분출하여 굳어진 기암으로 바다에 외로이 서 있는 바위라는 뜻이란다. 높이 20m 둘레가 10m. 외돌개 앞바다 쪽으로 작은 섬이 하나 보이는데 고려말 최영 장군이 제주를 강점한 몽고인 세력 목호의 난을 토벌 시 외돌개 앞바다의 범섬은 목호들의 최후 항쟁지였다고 한다. 최영 장군이 이 외돌개를 장군으로 치장하게 하니 목호들은 이를 보고 대장군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으로 여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나(? ^^). 외돌개를 끼고 20여분 다녀오는 해안가 절벽 길을 들어가보니 넓은 잔디밭에 조랑말을 태워주는 관광미끼상품까지 보인다. 이곳 절벽 기암은 말 그대로 그 웅장함이 절경이라 대장금 촬영지로 사용될 정도였으니 그 아름다움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외돌개 산책로에 돌아나오다 보면 있는 주막(?)에서 막걸리 비슷한 좁쌀주(제주에선 자주 먹는다고 한다.)를 서너잔 걸치며 외돌개와 바다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절로 흥했다. 자 한숨 쉬었으니 또 이동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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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0 16:40 2006/08/10 16:40
2006 여름 제주 여행 - 1

드디어 여름휴가다. 작년 10월경 가을 여행 이후 대략 10개월 만인 듯.

새 프로젝트를 진행 하느라 정신 없이 달려온 10개월 이후 꿀맛 같은 여름 휴가 4박 5일을 얻었다.

비록 주말을 끼고 다녀오는 여행이지만 아침 일찍 부터 부산하게 준비하고 다녀온 듯 하다.


우리 부부의 경우 여행을 다닐 때마다 출발 전부터 고민되는 사항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우리 집 귀염둥이 꽁지(시쭈. 9살. 사람나이론 쉰 넷) 때문. 이 녀석을 동물병원 호텔에 맡길 수도 있지만 강아지 호텔의 경우 반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케이지 안에 하루 종일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여행 며칠 전부터 우리 집 귀염둥이 꽁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다 아내가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

바로 처제에게 맡기기로 했다. 헌데 문제는 처제는 같은 서울지역민이 아닌 오산에 산다는 것. 아침 일찍 7시부터 여행준비를 시작하고 깨끗하게 다녀올 요량으로 이발을 한 뒤, 꽁지를 차에 태워 오산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처제는 출산 2주 전 만삭인 상태. 맡기기 미안한 마음에 "돌아오는 길에 들러 정말 맛있는 음식 사줄께"라고 인사 아닌 인사를 던진 후 공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 웬 공항이냐고? 이번 여름 휴가는 비행기를 타고 잠시 바다를 건너는 제주도 행을 선택했기 때문. 오늘부터 5일간 4박 5일의 여행이야길 풀어놓으려 한다.


아내의 외가댁 어르신들과 장인, 장모 모두 함께 가는 여행이라 경제적 주머니 사정도 아낄 수 있는 - 아 이거 너무 의지의 한국인인가? -  좋은 여행이 될 듯 싶어 이렇게 떠나게 된 여행. 발걸음도 약간 가볍게 출발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서울발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곧 제주에 도착한다. 자 신나는 여름휴가다!!


제주에 안착. 드디어 여행 시작이다. 제주에 오자마자 아내의 외가댁 가족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김녕에서 해수욕을 즐기자는 것. 첫 행선지는 김녕으로 결정하고 택시에 올라탔다. 김녕으로 안내하는 택시 운전 기사님 이야길 들어보니, 동북 지방 중 꽤 가난했던 곳이라 한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바다에 나가 미역 비슷한 것(이름을 잊어버렸음 Hi~)을 한 가마니 길어와야만 밥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자체에서의 경제력이 떨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밀항을 했고 또 일본으로부터 경제력 있는 몇몇 일본인들이 들어오기도 했었다고 한다. 많은 이곳 사람들이나 입간판에서 일본어를 쓰는 이유도 이런 경제적 이유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1시간 가까이를 달려 김녕 해수욕장에 도착. 바로 물에 입수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아침부터 굶은 탓에 아침 겸 점심 겸 오후 참(?)을 들기 위해 음식점을 찾아 간단한 음식으로 요기를 달랬다. 200여명 가까이 수용 가능한 작은 해수욕장인 김녕 해수욕장의 근처를 모두 뒤졌는데 음식점이라곤 딸랑 분식점 하나다. 그만큼 사람의 손길이 적어 해수욕장의 물이 옥 빛이 나는 깨끗한 곳이라는 뜻. 잠시 후 해변에 발을 담갔다. 바닷가 현무암이 간간히 보이는 가운데 장모님과 몇몇 가족들은 고동처럼 생긴 녀석을 따고 있었고 아내와 나는 유유낙낙 제주의 8월 여름바다를 즐겼다.

햇살이 비치는 옥 빛 바다에서의 수세시간 바닷물을 거닐다 보니 벌써 시간은 저녁 7시. 숙소를 향해 이동했다. 다행인지 숙소는 20여명이 묵을 수 있도록 콘도 형 민박 방 3개를 빌려 놓은 상태. 아내의 외가댁 가족과 모두 함께 숙소로 돌아와 편안한 첫 번째 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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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4 14:14 2006/07/24 14:14
서울 N타워
중구 신당동에서 태어난 내게는 서울 N타워는 오래된 친구와
같은 곳이다. 어렸을 때 어린이 날이면 어머님께서 삼형제를 데리고
타워 전망대까지 올라가곤 했었다. 친구들과 놀러갈 곳이 없으면
남산에 가서 놀기도 했고, 가까이 수년전만 하더라도 남산 근처
6km 코스를 아침운동 장소로 사용하곤 했었다.

이젠 송파로 이사 와버려 자주가진 못하지만 언제나 내겐 고향같은
곳이 바로 남산이다. 이 남산의 구 남산 타워가 서울 N타워로 새로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은지 한참 전 이다.

아내와 함께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다.

남산 타워 아래 국립 극장에 차를 주차하고 버스를 타고 N타워
바로 아래까지 이동.
리노베이션 되었고 볼거리가 늘었다기 보단 좀더 흥미로운 조망이
가능한 시설물이 몇가지 생겨 있었다. 물론 입장료도 배로 뛰어 올랐고
쉴 수 있는 쉼터와 함께 서울 전망을 바라보며 쉬를 할 수 있는 화장실
까지 살펴보고 돌아왔다. 돌아올땐 서울 명물 중 하나인 떡볶이 타운에
들러 2인분을 구매! 집으로 돌아와 맛나게 먹는 즐거운 주말 이었다.
(Edited by Naver PhotoManager)


서울을 바라보며.... 장마가 지나가고 서울 하늘은 맑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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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4 18:36 2006/07/14 18:36
여행을 다니다보면...
항상 디카를 가져가본다.
그리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지.
그중에서 한 두 장 눈에 질리지 않을 사진을 건진다.
그리고 그 기쁨은 오래간다.
이름으로만 들어 이렇게 예쁜지 몰랐던 할미꽃처럼 말이다.
(Edited by Naver Photo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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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1 01:23 2006/05/01 01:23
2006 봄 여행 - 2
2006-04-29.


둘째날. 전날 묶었던 숙소는 다름아닌 목포시내의 모텔거리 한 중심이었다. 도심의 모텔거리는 보통 다양한 시각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여행자에게는 묶고 가기 나쁜 곳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도심 속 경쟁 환경이기 때문에 숙박 시설이 나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일률 적으로 다운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투숙, 글을 쓰느라 또 늦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오전 9시나 되어서야 주섬주섬 준비하고 다음 행선지로 나섰다.

유달산. 노령산맥 서남단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고, 산 정상은 역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있다. 해발 238m의 낮은 산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우리 동네 뒷동산 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바다와 근처 항구가 가까운 목포의 경우 이 유달산이 큰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유달산을 오르면 – 40분 가량 소요 – 목포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1인 7백원의 입장료를 물고 입산 시작. 입구에서 3분 정도 입산하다 보면 바로 난 전시관을 지나 특정 자생 식물원이 눈에 들어온다. 자주 보아오던 일반적인 꽃 외에도 패랭이꽃, 할미꽃 등 이름은 자주 들었지만 실제 눈으로 구경하기 쉽지 않은 꽃들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중턱 즈음에서 가파른 경사각을 자랑하는 층계가 나타나니 아내는 한숨을 쉰다. 역시 여행 중이고 게다가 이른 아침의 등산은 아내에게 약간 무리였던 듯하다. 산 정상 일등 봉을 가까이 하고 아내는 의자에 앉아버렸고 12시가 가까워오는 시간 등을 이유로 아내는 의자에 앉혀두고 잠시 5분 동안 다녀올 요량으로 이등 봉에 올랐다. 목포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장관은 도심 속에선 TV라는 미디어의 광고CF나 마음속으로 잠시 그려보았던 그런 장면이었다. 하얀 안개 낀 바위틈에서 바라보는 목포시내와 바다는 나름대로 운치 있고 아름다웠다. 다시 30여분을 걸어 하산. 이제 본격적인 여행 드라이브. 다음 목적지는 보성 녹차 밭이다.

목포에서 2번 국도를 찾아 나선 다음, 2번 국도를 타고 계속 달리기만 하면 나오는 보성을 찾았다. 사실 목포에서 2번 국도를 찾아 나오는 길이 초행길이라 쉽지 않았다. 무려 30분을 길 찾아 삼 만리를 한 듯 하다. 윈스는 웬만하면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편인데 초행길이고 게다가 목포처럼 골목이 많은 도심에선 잃어버리지 않을래야 안을 수 없었다. 아내와 약간의 신경전(? 사실 미안하지만 윈스의 일방적인 짜증이었다. 아내에게 죄송. - )을 벌인 다음 겨우 2번 국도를 찾아 보성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2시간여를 달리고 보성에서 녹차 밭 안내 표지판을 발견, 쉽지 않게 녹차 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성 녹차 밭. 사실 개인 사유지로 된 아름다운 영화/TV CF 장면에 자주 나오는 곳으로 갈 수 있었지만 아내와 나는 그 곳을 선택하지 않았다. 우리가 상상하는 녹차 밭은 조용한 가운데 나무 내음, 풀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조용한 곳이었다. 헌데 그 곳 입구를 보니 즐비한 관광버스와 백 여대에 가까운 자가용이 서 있었다. 마치 설악산 단풍 구경 갔다가 사람 구경하고 오는 것처럼 북적대는 환경 속에서 녹차 밭의 서정적 풍경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단정. 아내와 나는 차를 돌려 좀더 지나 보기로 했다. 조금 더 달려보니 사람 수 별로 없는 실제 보성 녹차 밭 (보성 사람들이 조합으로 운영하는 곳이란다.)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차를 세우고 아내와 내려가기를 일 분여. 봄 날의 따스한 햇살 아래로 펼쳐진 녹차 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차라리 이 장면이 우리가 바랬던, 상상하며 그려왔던 그것에 가까웠다. 잠시 거닐며 녹차나무의 새 잎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 더 내려가 보니 새싹이 이제 파릇파릇 올라오는 녹차나무를 볼 수 있었다. 4월말 봄 내음이 풍기는 시절에 새싹의 녹차를 마실 수 있는 시기라는걸 알았다. 나오는 길 역시 많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약간 힘들긴 했지만 따스한 녹차 한잔 무료 시음을 생각하며 녹차 밭으로부터 돌아 나왔다.

나오는 길에 녹차 밭 바로 앞 무료 시음 장에서 녹차 가루, 녹차로 만든 국수 2 묶음을 구매하고 따스한 녹차 한잔을 무료 시음하며 주인장과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눠봤다. 보성 녹차 밭 이야길 꺼내니 조합이 아닌 개인 사유지로 등록되어 녹차 밭을 운영하는 곳이 대표적으로 유명하여 많이들 그곳을 찾는다고 이야길 해주었다.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았다면 들렀겠지만 제주에서 방문했던 태평양㈜가 운영하는 오설록 녹차 밭의 조용함과는 상황이 너무 달랐고, 아내와 난 이미 더 좋은 상상을 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자주 말로만 들어온 녹돈(綠豚)상상.

아침부터 작은 야쿠르트 한 병과, 사탕 몇 개, 여행 출발 전 집에서 구워온 오징어 한 개로 버티고 등산 후 이곳 보성까지 달려온 터라 아내와 나 모두 배가 고픈 때였다. 녹차 무료 시음 장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뜨락’ 이라는 음식점이 원조란다. 보통 여행 중 같은 음식점이 즐비한 곳에서 얻는 구전 정보는 믿기 어렵다. 하지만 보성 녹차 밭 주변의 경우 상술에 익숙해진 환경적 여건 - 녹돈 전문점이 즐비한 상황도 아니었고 주인장이 직접 운영하는 연결된 음식점이던지 – 은 아니기에 한 번 믿고 가보기로 했다. 녹차 밭에서 다시 차를 움직여 5분 정도 바다 쪽으로 내려가보니 ‘뜨락’ 음식점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차를 세우고 들어가 보니 그렇게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거나 분위기가 좋거나 큰 음식 점은 아닌 일반적인 고기 집 분위기였다. 2인분을 주문했다. 역시 음식의 기본 반찬에서부터 대부분이 녹차가 곁들여진 음식이었다. 녹차로 우려낸 물에서부터 녹차가 곁들여진 된장국, 녹차를 먹인 삼겹살 녹돈 등 오랜만에 녹차의 내음에 한껏 멋들어진 음식 향연을 맛보았다.

어느 미디어에서 보았던가 삼겹살의 경우 맛있게 먹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삼겹살의 굷기는 6mm~7mm가 가장 맛있는 두께이며, 고기를 구울 때에는 세 번 뒤집는 것이 좋고, 고기의 크기는 한입에 넣기에 적당한 약간은 적은 듯한 크기로 썰어 주는 것이 가장 삼겹살의 맛을 살리는 조건이라고 한다. 주문했던 녹돈 2인분을 받아보니 두께도 딱 적당하다. 맛있게 구워 입에 넣어보니 기름기 흥건한 이 녀석 맛이 고기가 아닌 부드러운 빵처럼 잘 넘어간다. 윤기 있는 육질에서 우러난 삼겹살에 묽은 된장과 함께 한입, 녹차로 우려된 된장국 한 수저 떠서 함께 먹으니 보성까지 달려온 피곤함이 사라지듯 기분이 좋아졌다.
음식점 쥔장에게 계산하러 가보니 녹돈 2인분(사실 저녁이었으면 4인 분 정도는 먹었을 듯), 밥 한 공기, 녹차로 만든 냉면 한 그릇까지 도합 2만원이란다. 잘 먹었다고, 맛있었다고 인사하니 녹차 캔 음료까지 선사해준다. 시골 욕심 없는 정과 친절함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자 오후 3시. 다음 행선지로 달려보자. 다음 행선지는 전라도 진안 마이산 석탑이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주로 보았던 태풍이 와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둥근 마이산 아래 석탑이 꼭 보고 싶었고, 어릴 적 대나무 낚시로 즐거웠던 섬진강 줄기의 발원이 있는 마이산이 꼭 보고 싶었다.

보성에서 출발 17번 국도를 타고 순천방향으로 가다 남원을 지나는 분기점에서 30번 국도로 갈아 탄 다음, 다시 진안으로 달리기를 23k 정도. 17번 전라도 국도 길가엔 군산이나 경주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거리처럼 곳곳에 붉은 철쭉과 벗 나무가 어우러져 있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 분께 감히 봄날의 전라도 17번 국도를 제안 드린다. 3시간여 달리는 운전을 아내와 교대하고 우리 주위의 사는 여러 이야기 아름다운 경치 이야기로 함께 했다. 달리는 길 가운데 3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차가 한대도 보이지 않는 상황 몇 번. 차 한대 없는 조용한 오후, Sunset과 전제덕씨의 하모니카 음악은 여행의 또 다른 감성적 감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아내는 하모니카 소리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 것 같지만…Hi~)

진안 마이산 남부 매표소 쪽으로 도착. 시간은 오후 6시를 조금 넘었다. 마이산 중턱의 석탑까지 올라가기가 버거운 시간이라 내일 올라가기로 생각하고 매표소 근처 아저씨에게 숙소나 음식점등 몇 가지 물어보려 말을 건넸다. 너무 늦어 석탑까지는 내일 가기로 하고 숙소를 알아보려 한다고 말씀을 건네니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답이 돌아왔다.

“무슨 소리야. 지금 빨리 다녀와”

너무 늦은 듯 해서 내일 올라가려 한다니 날 이상하게 바라 보신다.

“내가 보니 차에서 내리드만 . 저거 당신 차 아닌가? 몰고 올라가. 석탑까지 3분이면 가.”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등산 코스로 생각하고 미리 1박을 예상한 지역으로 진안 마이산 석탑을 생각하고 달려 온 것이었는데. 석탑 바로 앞까지 자가용으로 3분이면 도착한단다. 반은 기대감, 반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대한 실망감으로 다시 차에 오르고 바로 석탑쪽으로 차를 몰았다. 차창을 열고 올라가는 길은 오솔길 처럼 작은 길이었고, 중간 호수와 함께 펼쳐지는 벗나무 정취가 너무 좋았다. 금새 도착한 석탑. 눈앞에 들어온 장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이산 중턱 자체의 웅장함에도 놀랐고 사람의 손으로 쌓은 탑들이라고 보기엔 너무 경이로운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헌데 그 놀라움도 잠시. 놀랄 일이 벌어졌다. 바로 옆에 있던 아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리 저리 찾아보니 벌써 탑사쪽으로 먼발치 앞으로 달려가 있다. 보통 어느 여행지를 가던지 윈스가 먼저 가고 아내는 뒤따라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잠시 석탑의 광경을 맞이하고 서있는 동안 아내는 이미 그 웅장함에 감동받은 터라 먼저 탑사 쪽으로 달려가버린 것이다.

마이산 석탑
지방 기념물 제 35호
1885년 입산하여 솔잎 등으로 생식하며 수도한 이갑룡(18601957) 처사(處士)가 30여 년 동안 쌓아 올렸다고 한다. 원래 120기의 탑이 있었지만, 현재에는 80기만 남아 있다고 한다. 사실 윈스가 뵙기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쌓아 올린 작은 탑까지 포함한다면 120기는 되었을 듯 싶다. 이갑룡 처사의 뜻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우린 그분 때문에 이렇게 좋은 시간, 좋은 광경을 접하고 있지 않은가.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탑에 쌓인 돌들이 꼭 주변의 돌만이 아닌 전국 명산으로부터 가져온 돌들이 많다는 것이다. 탑사 주변에 위치한 탑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 보면 쌓아 올린 돌과 돌 사이에 빛이 통과 할 정도로 빈틈이 있지만 돌과 돌은 맛 물리는 상태로 잘 쌓여져 있었다. 약 30분간 탑사 주위를 돌며 마이산 중턱의 아름다운 경광과 탑사로부터 풍겨져 나오는 향내음에 흠취해 아내와 함께 거닐었다. 선지탑, 폭포수탑, 일광탑, 월광탑, 약사탑 등 각 탑마다 의미를 찾아 둘러보고 말로만 듣던 섬진강 발원지 용궁의 맑은 물도 볼 수 있었다. 내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용궁의 맑은 물과 주위 자연에 두 손 모아 읍조려 합장하고 탑사를 조용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 예상치 않았던 중턱까지 잘 짜여진 도로 덕에 아내와 나는 무려 하루를 벌게 된 상황에 약간 당혹스러웠다. 어찌 할까…. 하루를 다른 여행 목표지를 찾아 달려 볼까. 한 참 생각하다 오산으로 우리 집 아가를 찾아 출발하기로 결정.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계획하지 않은 시간에 대한 여행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않은 상황은 자연스레 시간을 아껴준데 대한 감사함으로 돌리고 이번엔 일상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사실 우리집 아가 꽁지도 무척 보고 싶었고.

여행이란 어디까지나 가보지 않았던 곳에 대한 아름다운 동경과, 다른 이로부터 구전 혹은 미디어로부터 접해 보기만한 미지의 그곳에 대한 호기심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아직 가보지 못했거나 다녀왔으나 뚜렷이 남은 그 심미적 정취가 보고 싶어 다시 가보고 픈 그리움에 여행은 참으로 좋은 기회이자 삶의 가치가 아닌 가. 자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갈까나. 글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부터 벌써 설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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